박형기 기자 oneshot@donga.
무연고 사망자 빈소를 찾아오는 사람 중에는 시신을 위임한 가족도 많다.사위나 며느리도 마찬가지다.
고인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어도 기꺼이 그를 애도하러 오는 사람도 있다.이 단어는 매우 직관적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고인의 삶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그를 대표하게 된다.웬만한 형편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나는 뒤늦게나마 속으로 대답한다.폴란드 작가 유제프 리슈키에비치의 Death of Vivandiere.
‘무연고 사망자인데 가족이 있다고? 그렇다.
수식이 내포하는 뜻이 ‘아무런 연고가 없음이니까.결국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처리위임서에 가장 많이 적히는 위임 사유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애도하길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빈소에 조문올 수 있다.혈연을 벗어난 이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설령 당신이 혼자 세상을 떠나더라도 시민이 곁에 함께 할 것이라는 인기척인 셈이다.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경우가 전체 무연고 사망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